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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성격 장애',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미국에서 5월은 ‘정신 건강의 달’로 지정되어 있다. 요즘 전반적으로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과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 ‘경계선 성격 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는 가장 빈도가 높은 인격 장애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경계선 성격 장애는 불안정한 대인관계, 반복적인 자기 파괴적 행동, 극단적인 정서변화와 충동성을 나타내는 장애이다. 경계선이라는 용어는 환자가 신경증적 증상과 정신증적 증상을 복합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붙여졌다.

경계선 성격 장애

성격 장애 진단기준은 군집 a, 군집 b, 군집 c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경계선 성격 장애는 군집 b에 해당한다. 다음 아홉 가지의 증상군 중 다섯 가지 또는 그 이상이 나타나면 경계선 성격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1. 실제 혹은 가상적인 버림받기를 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2. 이상화(idealization)와 평가절하(devaluation)라는 양 극단 사이를 오가는 불안정하고 강렬한 대인관계 패턴
3. 정체성 장애(감각이 현저하고 지속적으로 불안정하게 나타나는 자기상이나 자아감)를 나타낸다
4. 자신에게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는 충동성(예: 성관계, 난폭한 운전, 약물남용, 소비)이 최소한 두 가지 영역에서 나타난다
5.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자살행동이나 자살시늉, 자살위협, 자해행동을 한다
6. 현저한 기분변화에 따른 정서적 불안정성을 나타낸다
7. 만성적인 공허감을 가지고 있다
8. 부적절하고 강한 분노 혹은 화를 통제하기가 어렵다
9. 일시적인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나타나는 편집증적인 사고 혹은 심각한 해리 증상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일부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경계선 성격 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가장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질환에 대한 나쁜 선입견이 많기 때문에 동반되는 장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경계선 성격 장애 환자들은 활기차고, 야심차고, 대담하다. 그들은 호기심도 많으며 집중을 할 때는 매우 창의적일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은 포기할 도전을 추구할 수 있는 힘과 탄력성을 보여준다. 비록 그러한 집요함이 완고함을 반영할 수도 있지만, 자신감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종종 이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극도로 동정적이다. 지각력이 있고, 직관적이며, 통찰력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지속적으로 충실한 친구로 남을 확률이 높다. 경계선 성격 장애의 카멜레온 같은 양상은 많은 상황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람과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의 행동을 쉽게 흉내 낼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기대하는 행동을 빠르게 감지하고 반영할 수 있다. ‘경계선 성격 장애’는 전체 성격 장애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사회적 가면이 발달한 이 인격장애는 주변인뿐만 아니라 연인까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계선 성격 장애의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은 개인 심리치료이지만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 치료에 매우 도움이 된다. 경계선 성격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잘 이야기 해도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와 이야기하듯 쉽고 간단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는 반복해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으며, 논리보다는 감정을 먼저 헤아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굉장히 피곤한 일일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는 특히 자신의 정신적 건강을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