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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한국인에게 조금 특별한 '긴장형 두통'의 증상은?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이번 주도 긴장형 두통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첫 번째 글에서는 긴장형 두통이 어떠한 양상이고 얼마나 흔한 질병인지 설명했습니다. 지난 글에서 2가지의 예시만 드렸는데, 두통을 앓아보신 분이라면 어떠한 두통인지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편두통'을 다소 특수한 두통이라 한다면, '긴장형 두통'은 정말 일반적인 두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편두통보다 긴장형 두통이 더 흔하다

일반적인 간헐적(어려운 말로 '삽화성'이라 칭합니다) 긴장형 두통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속시간

30분에서 7일



다음 양상 중 최소한 2가지를 가짐

양측성

압박감/조이는 느낌 (비박동성)

경도 또는 중등도의 강도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 신체활동에 의해 악화되지 않음



다음의 두 증상 모두를 만족함

구역이나 구토가 없음 (식욕감퇴는 있을 수 있음)빛공포증이나 소리공포증 중 한 가지만 있을 수 있음



다른 질환에 기인하지 않음



정말 모호하지요? 진단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장의 내용을 넘어, 그 이면에 내포된, 본래 서술하고 했던 질병의 본질적인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야 합니다. 긴장형 두통의 진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편두통이 아니면서 다른 특별한 질환에 의한 두통이 아니면 모두 긴장형 두통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진료를 하면서 이 기준의 빈틈이 많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가장 자주 느끼는 빈틈은 다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본래 긴장형 두통에서는 구역이나 구토가 없어야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긴장형 두통 환자 중 병원을 찾을 정도의 두통이라면 약간의 구역이 동반된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흔히 메슥거린다고 표현하십니다. 아마도 한국인의 위 상태가 좋지 않아 그런 것으로 짐작합니다.



국내 상부 내시경 검사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표재성 위염이 74%, 미란성 위염 23%, 위축성 위염 21% (합이 100%가 넘는 것은, 2가지 이상의 질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렇습니다) 정도가 발견된다고 하니까요.



두 번째한국어와 영어의 표현에 차이에 따른 문제가 큽니다. 진단 기준은 본래 영어로 작성되었습니다. 같은 느낌이라도 언어권마다 표현방식이 다소 다릅니다. 이 문제가 긴장형 두통의 양상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긴장형 두통이 분명함에도 압박감 혹은 조이는 듯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많은 환자가 '멍하게 아프다', '띵하게 아프다', '표현하기 어렵게 아프다' 등의 증상 묘사를 합니다. 조이는 듯한 증상을 호소할 때는, 긴장형 두통이 아닌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 진단 기준처럼, 긴장형 두통이 단순히 조이는 양상이라고만 생각하면 진단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합니다.

긴장형 두통은 아직 밝혀진 바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편두통처럼 특징적이고 이목을 끄는 증상이 없고, 생명에 영향을 주지도 않기 때문에 그리 많이 연구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많이 쓰는 현대인들에게 긴장형 두통이 발생하면, 통증으로 인해 일에 대한 '집중력'과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도, 일과 학업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는 질환입니다.



[쉬운 신경질환사전] 치료보다 중요한 예방, 편두통이여 안녕(혼합성 두통이란?)



오늘은 긴장형 두통 진단에 있어 가볍게 일반론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긴장형 두통 중에서도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와 연관된 질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