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 휴가를 보내던 바닷가는 겨울에는 쓸쓸한 장소가 된다. 부드럽던 모래사장은 딱딱해지고, 여름을 식혀주던 시원한 바닷물은 차가워진다. 여름과 다르게 즐길 거리가 별로 없는 겨울바다지만, 이런 겨울바다의 분위기에 매료된 사람은 여름 바다보다 겨울바다를 더 선호하곤 한다. 이렇게 쓸쓸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겨울바다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다와 정신 건강영국 엑시터 대학교(university of exeter) 연구진이 2019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바다를 가까이하는 것은 정신질환 위험을 줄여준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바닷가를 따라 걷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녹지 공간을 걷는 것과 비슷한데, 녹지 공간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phytoncide)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솔(cortisol)’의 체내 농도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사남 하피즈(sanam hafeez)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물에는 진정 효과가 있다”라고 전했다. 물을 바라보고 근처에 있을 때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또한, 다수의 논문들은 호수·바다와 같은 푸른 환경이 그저 좋은 사진을 찍을만한 풍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춰주고 스트레스 수치를 감소시키며 행복감과 창의력을 향상시켜준다고 말했다.유럽 의료 연구소인 블루 헬스 프로젝트(blue health project)가 진행한 연구에서도 사람들이 물가에 있을 때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등 물이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론,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계절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날이 더운 여름일 것이다. 위 연구들도 겨울바다가 특별히 정신건강이나 건강에 좋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집중할 시간도 없이 2021년을 달려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겨울바다를 방문해 자기 자신과의 시간과 이번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