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거나 적게 나간다면 건강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체중이 갑자기 변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중년층에서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 중년기의 급격한 체중 변화는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최근 국내 연구는 중년층의 급격한 체중 변화가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중년기 급작스러운 체중 변화, 사망 위험 ↑40세 이후 중년기에 체중이 갑자기 변하면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규리 교수와 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소윤 교수 연구팀이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80세 성인 64만 5,260명을 대상으로 중년 이후 체중 변화와 사망위험 간의 연관성을 추적관찰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추적관찰 기간은 평균 8.4년이다.연구 결과, 최초 건강검진을 기준으로 2년 내 이뤄진 검진에서 체중이 3% 이상 줄거나 늘면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같은 기간 8% 이상 체중이 감소한 사람은 체중이 3% 이내로 변한 사람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2.05배 높았다. 8% 이상 체중이 증가한 경우에는 1.6배 증가했다. 이 같은 경향은 사망원인을 세분화해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암 환자의 경우 체중이 8%를 초과해 감소하면 사망 위험이 1.43배 높았으며, 8% 이상 늘었을 때는 사망 위험이 1.34배 커졌다.연구팀은 “체중이 감소하면 근육량도 함께 줄고, 체중이 증가하면 대사질환의 영향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면서 “만약 중년 이후 뚜렷한 이유 없이 체중 변화가 심하다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당뇨병연맹학술지(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최근 게재됐다.
60세 이상 여성, 체중 감소폭 크면 알츠하이머 위험 ↑고령 여성에서 체중 감소폭이 크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 2021년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와 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팀의 연구가 그것이다.연구팀은 60~79세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알츠하이머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bmi의 감소폭이 클수록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2년 동안 bmi가 △5~10% 감소한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14배 △10.1~15% 감소한 경우 1.44배 △15% 이상 감소한 경우 1.51배 높아졌다. 4년 동안 bmi가 △5~10% 감소한 경우 1.31배 △10.1~15% 감소한 경우 1.6배 △15% 이상 감소한 경우 1.68배 높아졌다.강서영 교수는 “bmi가 감소하면 영양소 결핍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며, 이는 인지기능 감퇴로 이어져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하며 “필수지방산 결핍은 신경세포막의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키고, 비타민 결핍은 조직 손상에 대한 보호 작용을 더디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당뇨병·갑상선기능항진증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어중년층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당뇨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합성과 분비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않고 빠져나간다. 이로 인해 에너지 고갈 현상이 생기고, 포도당 대신 저장되었던 지방과 단백질을 소모한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 결국 체중이 감소될 수 있다. 당뇨병의 경우 체중 감소와 함께 다음, 다식, 다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피로감이나 무기력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을 때도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생산되어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내는 질환이다. 중년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갱년기 증상과 비슷해 자칫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주요 증상은 체중 감소와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설사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노년층의 경우 식욕 부진으로 체중이 감소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