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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가족 50%가 겪는 ‘펫로스 증후군’…극복하려면?

최근 반려견과의 일상을 올리던 한 유튜버가 반려견 사후 1년 만에 반려견을 복제한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유튜버는 "반려견과 행복하게 지내면서도 언젠가 올 헤어짐이 두려웠다"면서 강아지 복제가 가능하다는 뉴스를 보고 반려견 복제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배우 이준혁도 반려견 팝콘이가 세상을 떠나자 그리운 마음에 떠난 반려견을 캐릭터로 한 게임과 동화책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반려가족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되고, 때로는 '펫로스 증후군'을 불러온다.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인해 펫로스 증후군이 찾아올 수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떠난 후 느끼는 깊은 상실감, ‘펫로스 증후군’과거 마당에서 기르던 반려동물이 이제는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시대이다. kb금융지주가 내놓은 '2021년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30%인 1,448만 명이다. 한국인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 이들 중 88.9%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이자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인다. 때로는 가족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 반려동물의 흐르는 시간은 다르다.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수명이 현저히 적은 평균 15년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의 노령화로 인한 이별은 반려가족에게 우울감과 상실감을 준다. 이를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후 감당하기 힘든 상실감에서 오는 슬픔 감정 그 이상의 심리적인 고통을 의미한다. 미국수의사회(avma)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느끼는 슬픔을 가장 가까운 친구, 가족 혹은 자녀를 잃은 슬픔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펫로스 증후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우울증, 불면증, 식욕부진,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교통사고 장면을 목격하거나 노환으로 고통스럽게 떠나가는 것을 지켜본 경우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의 상황이 계속 떠올라 고통스러운 상태를 겪으며, 죽음과 관련된 물건과 장소 등을 회피하거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울감과 무기력함, 불면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잃은 후 반려가족이 겪는 우울감과 상실감은 정상적인 애도 과정이지만, 2개월~1년 이상 우울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매우 어려울 정도라면 심리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게 좋다. 심하지 않으면 심리상담만으로도 회복되지만 때에 따라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 위해 충분한 애도 필요미국수의사회는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반려동물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반려동물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기고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할 것을 당부했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특히 주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변에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야 한다. 반려인의 슬픔이 충분히 공감 가지 않더라도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인정하고 위로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이별의 슬픔은 특정 보호자보다 가족 전체의 슬픔으로 다가온다. 이에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반려동물의 이별은 자식, 동생 개념의 의식이 강하다. 자식, 동생의 이별은 단순한 동물을 떠나보내는 심리가 아니라 그 이상의 슬픔이 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가족이나 주변인의 공감을 받지 못할 경우 펫로스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권장한다. 반려동물을 보내고 난 후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하면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같은 슬픔을 지닌 사람들과의 교류는 또 다른 치유 방법이 된다.또한 언젠가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순간이 온다는 현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부터 반려동물이 노화, 사고, 질병 등으로 인해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투병 중인 반려동물과 함께라면 충분히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이별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의 죽음을 미리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펫로스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별 후에는 장례 등의 의식을 치르고, 유품을 서서히 눈에 보이지 않는 장소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추억으로 간직할 것과 치울 것, 기념이 될 수 있는 것 등을 천천히 정리하는 방법이 펫로스 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살아생전 가족의 관심과 함께 아름다웠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충분히 애도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시간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의 반려동물 평균 이별 시간은 짧게는 5기간, 길게는 10시간 정도로 시간에 쫓기고 있다. 충분한 이별의 시간을 보낸다든지 미리 준비를 한다면 후회는 줄어들지만, 가족 간 협의가 없었거나 정신없이 서둘러 보내는 경우 펫로스 증후군이 심해질 수 있다.